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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이성호

아버지


아버지와 딸의 두 손이 포개어집니다. 오늘은 아버지의 딸이자, 한 남자의 신부로서 수 많은 하객들 앞에 섰습니다. 떨리는 두 손 만큼이나 그대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은, 둘이 함께 해온 행복했던 기억과 이제는 떠나 보낸다는 섭섭함이 교차하기 때문이겠지요. 벅찬 감동과 먹먹한 가슴의 양가적 감정선이 가장 섬세하게 드러나는 순간. 아버지와의 손을 꼭 잡고 입장하는 바로 이 순간입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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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헤어지는 이유는 이 사람과 심하게 싸워서도, 서로의 밑바닥까지 보여주어서도, 굉장히 큰 잘못을 저질러서도 아니예요. 헤어지겠다 결심하는 이유는 함께 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날아가버렸을 때예요. 상대방이 아무리 큰 잘못을 했어도, 좁힐 수 없는 의견 차이로 말다툼을 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과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으면, 시간을

12월의 초입은 쌀쌀했고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밖에는 저마다 옷깃을 여민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가득했다. 창 밖으로 희미하게 눈발이 흩어지기 시작했다. 그는 잠시 통화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. 그녀에게 물었다. "이 사람이다. 이 남자랑 결혼해야겠다. 싶었던 순간이 혹시 있었나요?" 순수하게 궁금했고 그 순수한 의도를 그녀도 왠지 이해해줄 것만 같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