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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이성호

손주의 결혼식


꼬깃꼬깃 봉투를 접으며 떠올렸을 당신의 기억 속에서 저는 아직도 어린아이겠지요. 너무 어려서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당신은 늘 제게 사랑만을 주셨습니다. 당신의 속도 모르고 투정을 부리기도, 때로는 치기어린 마음으로 당신을 서운케도 했을 시절. 당신은 그 깊은 속 한번 내색한 적 없이 늘 제게 좋은 할머니로 계셔주었습니다.

나이가 들며 당신도 늙는다는 것을, 아니 이미 많이 늙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을 때는 저도 어른이 되어있었지만 바쁘다는 허울 좋은 핑계에 당신과 함께 했던 기억은 아직도 어렸던 그 시절에 머물러있네요.

오늘 아주 오랜만이었을 한복을 꺼내 입으시고 늘 변함없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는 당신.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이 입 안에서만 맴돌다 이내 나오지 못하고 눈물로 맺히고 맙니다.

평생을 주기만 했던 당신께 받아 온 사랑,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.

감사합니다. 사랑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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